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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암 1위 '전립선암', 방심하다 뼈 전이… '착한 암'은 오해 ①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이 폐암과 위암을 제치고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1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전립선암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배경에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이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가파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진행 속도가 느린 '착한 암'이라는 인식 탓에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전립선비대증과 증상이 유사하다. 이 때문에 배뇨 장애 등의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암이 전이되거나 병기가 많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어 정기 검진이 생명이다. 이에 비뇨의학과 박일우, 김광택 교수(가천대 길병원)의 자문을 바탕으로 중년 남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전립선암의 급증 원인과 무증상의 위험성, 그리고 정기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았다. 

환자 급증 원인? 고령화·서구화된 식습관·진단 환경 변화 맞물려
전립선암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는 질환이다. 최근 통계에서 전립선암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데에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근본적인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노인 인구가 늘어난 것만으로는 현재의 급격한 증가세를 모두 설명하기 어려우며, 식습관을 포함한 현대인의 달라진 생활양식 및 의료 접근성 향상 역시 환자 수 통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일우 교수는 "물론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것은 사실이다. 전립선암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대표적인 노인성 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단순히 고령화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여기에는 '생활 습관의 변화'와 '진단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라고 덧붙였다. 

두 가지 복합적 요인에 대해 박 교수는 "동물성 지방과 육류 섭취가 늘어난 서구화된 식습관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단한 피 검사인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가 건강검진에 보편적으로 포함돼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비율이 늘어난 것 또한 통계적 급증의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전립선비대증과 유사한 증상… 정기 검진으로 조기 발견해야
전립선 질환을 대표하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환자 스스로 증상을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두 질환은 공통적으로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잔뇨감이 남는 배뇨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박일우 교수는 "환자가 느끼는 자각 증상만으로는 두 질환을 구별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전립선비대증은 소변이 나오는 통로를 막아 배뇨 곤란을 일으키지만,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질환을 방치하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박 교수는 "암으로 인해 배뇨 불편감이 느껴질 정도라면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증상이 없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실제로 진료실에서 전립선암이 진단된 경우, 본인은 증상이 없는데 암으로 진단된 사실에 망연자실하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조기 발견을 위한 연령별 맞춤 검진이 요구된다. 대한비뇨의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립선암 조기 검진을 위해 50세 이상 남성은 매년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단,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이보다 이른 45세부터 매년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뼈 전이 쉬운 전립선암, 조기 발견 놓치면 치명적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리고 생존율이 높아 흔히 '착한 암'으로 불리지만, 이는 조기 발견을 전제로 한 수식어다. 이 같은 안일한 인식이 자칫 검진과 경계를 늦추게 만들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김광택 교수는 실제 진료실 사례를 언급하며 "전립선암이 '순하다'는 말을 믿고 검진을 미루다 심한 허리 통증으로 내원한 55세 환자가 있는데, 이미 뼈로 전이가 진행돼 수술 시기를 놓치고 항암 치료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립선암은 뼈 전이가 잘 되는 암이다. 일단 뼈로 전이되면 극심한 통증으로 거동조차 힘들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늦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절대 방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고령이라고 안전한 암 아냐… 조 바이든 사례로 본 '정기 검진' 중요성
전립선암의 무서움은 고령 환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나이가 들면 암 진행이 느려 안전할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은 병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발견 당시 이미 암세포가 뼈까지 전이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검진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고령층의 정기 검진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김광택 교수는 "미국에서는 현재 70세 이상 남성에 대해서는 PSA 선별검사를 일괄적으로 권고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대 여명이나 과잉 진단과 치료의 위험성을 고려한 기준이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고령의 환자에서 고위험 전립선암이 비교적 늦게 발견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고령이라도 전립선암 앞에서는 안심할 수 없으며, 대한비뇨의학회 권고안에 맞춰 적극적으로 검진에 임해야 한다. 김 교수는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되면 착해 보일 수 있지만, 놓치면 충분히 치명적일 수 있는 암이다. 특히 고령이라고 해서 안전한 암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을 조기 발견하고 긍정적인 치료 예후를 기대한다면 '착한 암'이라는 표현 뒤에 숨은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 

* 다음 기사에서는 전립선암 진단 이후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법과 수술 후유증 관리, 그리고 일상생활 속 예방 수칙에 대해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