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조직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급격히 떨어진 기온으로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뇌졸중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평소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한쪽 신체 마비, 언어 장애, 시야 장애, 어지럼증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안면마비'는 뇌졸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따라서 안면마비가 나타났다면 즉각 병원에 찾아가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에 신경과 신제영 교수(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와 함께 뇌졸중 발생 시 나타나는 증상과 주의사항,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하는 '뇌졸중'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로의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중단되면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혀서 발생하며, 뇌출혈은 혈관이 터져서 발생한다. 뇌졸중은 한번 발생하면 팔다리 마비가 발생하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등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신제영 교수는 "뇌졸중 의심 증상으로 '이웃·손·발·시선'을 기억해두어야 한다"며 "입 주변이 마비되어 '이-' 하고 웃지 못하는 안면마비, 두 손을 앞으로 뻗을 때 한쪽 손이 쳐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는 편측마비,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이 통하지 않는 구음 장애·실어증, 눈이 바라보는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는 안구 편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래쪽 얼굴 마비 나타난다면, 뇌졸중 의심해 봐야
안면마비는 뇌졸중 증상 중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면마비는 뇌신경이 뇌에서 갈라져 나오기 전 중추신경계의 손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중추성 안면마비'라고 한다. 이와 달리 뇌에서 갈라져 나와 직접 얼굴 근육에 직접 연결되는 말초신경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안면마비는 '말초성 안면마비'라고 한다. 

말초성 안면마비는 한쪽 얼굴의 움직임이 모두 저하되어 입꼬리, 눈썹, 이마, 볼 등 얼굴 전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중추성 안면마비는 입꼬리가 한쪽으로 돌아가 물을 마실 때 물이 새거나 식사할 때 음식을 흘리게 되지만, 얼굴의 위쪽 즉, 눈썹이나 이마 근육의 움직임은 정상이다. 

신제영 교수는 "말초성 안면마비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벨마비보다 뇌졸중이 훨씬 더 위험한 질환이지만, 겉으로 보기엔 얼굴 아래쪽만 마비되어 심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하지만 얼굴 아래쪽에만 마비가 발생했을 경우 뇌졸중 가능성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면마비가 나타나 뇌졸중이 의심될 때는 MRI, CT 등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뇌 영상검사 결과에 따라 뇌혈관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 다른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증상 발생 시 빠른 치료 필요... "발생 후 뇌 신경세포 파괴 바로 이어져"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면 방치하거나 가족, 보호자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 가장 가깝고 큰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다. 신제영 교수는 "뇌는 일정 시간 이상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하면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해 후유증이 심하게 남게 된다"며 "본인이나 가족이 뇌졸중 의심 증상을 보인다면 신속하게 병원에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심 증상이 보일 때 손가락을 따거나 마사지를 하는 등의 민간요법은 피해야 하며, 찬물을 끼얹거나 뺨을 때리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혈압약 등을 임의로 복용하거나 식사를 하는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 혈압이 변동되면 급성기 뇌졸중을 악화시킬 수 있고, 식사 시 사레가 들리면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의학적으로 '시간은 뇌(Time is Brain)'라는 표현이 널리 쓰인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곧 바로 뇌 신경세포 파괴가 이어지기 때문에, 초급성기의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뇌경색은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했을 경우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이는 치료를 할 수 있다. 뇌출혈의 경우에는 응급실에 빨리 도착해야 출혈량을 파악하고, 조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다. 이후 급성기 수일간은 혈압과 혈당 조절, 적절한 수분 공급이 중요하다.

재활치료는 특별한 제한 조건이 없다면 입원 후 수일 이내에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편측마비, 삼킴 장애 등의 심한 정도에 따라 짧으면 1~2주, 길면 수개월 이상 지속하게 된다.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 위험인자 관리로 뇌졸중 예방 
뇌졸중의 주요 위험 요인에는 나이, 뇌졸중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방 제동,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있다. 신제영 교수는 "나이와 가족력을 제외한 나머지 위험 인자들은 대부분 미리 예방하거나 조절이 가능하다"며 "건강할 때부터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고 위험인자가 발견될 경우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저염식이나 지중해 식단과 같은 건강식 위주의 식습관을 갖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인자가 있거나 뇌혈관에 손상이 있는 환자는 과도한 음주, 갑작스러운 추위 노출, 심한 스트레스, 탈수 등에 주의하며 뇌졸중을 예방해야 한다. 

자신에게 뇌졸중이 발생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뇌졸중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언어 장애, 기능 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남고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위험군이라면 평소 뇌졸중 의심 증상을 숙지하고,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